제주도에 도착해서 긴 웨이팅 끝에 우진해장국을 먹고 나니 이제 생각이 든다.
'우리 어디가지?'
그렇다. 우리는 계획을 거의 안 세우고 제주도에 도착을 한 것이다.
'거의'라고 한 것은 하나만은 정했었다.
바로 모슬포항에 가서 특대방어를 먹는 것.
그래서 1일날 숙소만 모슬포항에 잡았었다. (2일날은 안잡음)
원래는 제주도 서쪽을 돌려고 했는데, '특대방어' 한 마디에 그녀가 제대로 설득되어 모든 계획(그래봤자 맛집들 뿐이었지
만)이 제대로 리셋이 됐고 그 후 모슬포항에서 방어를 먹는 것 외에 어떤 다른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P의 제주도 여행이다.
그런데...
든든하게 먹고 나니 잠이 온다..
우리는 전날 12시~1시에 잠에 들어서, 약 3시간 뒤인 4시 쯤부터 일어나서 준비 후 김해공항으로 갔었다.
그 미뤄왔던 잠이 이제야 쏟아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디서 눈을 좀 붙일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빌린 차가 조금 작지만 SUV긴 하니
2열을 폴딩해서 누워 눈을 붙이자는 계획을 세웠고, 마침 우리 앞에 빈 공영 주차장이 등장했다.
히터를 따시게 틀고 2시간 정도 자고 나니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근데 다시 배가 고파졌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보말칼국수'라는 제주 현지 음식이 있다해서 '보말이네'란 식당으로 향했다.
위치는 사실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 아니면 오기 쉽지 않은 위치다.
실제로 손님들도 대부분은 관광객들이었다!
보말칼국수와 왕만두를 시켰다.
음식을 기다리며 보말이라는 게 무언지 설명해놓은 걸 보니 고둥 같은 거란다.
보말칼국수에 대해 평을 하자면, 약간 미역국 비슷한 국물베이스에 칼국수를 먹는 느낌이며
중간 중간 보말이라는 녀석들이 씹힌다. 소라 같은 식감이고 눈감고 먹으면 약간은 잘게 썬 전복 같은 식감이라
처음 먹어보는 느낌의 칼국수긴 하다.
나는 칼국수를 진짜 좋아하는데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칼국수도 어느 정도 틀이 잡혀있다.
바로 좀 면이 굵고, 삐뚤빼뚤한 면을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얇고 균일한 면이라
'보말'을 빼고 '칼국수' 관점에서 내 취향과는 조금 달라서 아쉬움은 있었다.
다만 보말칼국수 역시 큰틀에서 칼국수라면, 식당마다 고유한 맛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조금 들었다.
마치 고기 국수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식당마다의 매력이 있는 것처럼.
그래서 제주도를 올 때마다 식당 깨기 하듯 여러 식당을 다녀보면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두는 그냥 흔하디 흔한 만두였다.
한줄 평 : 보말칼국수로의 입문을 원하는 자, 시도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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