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드디어 구로카와 온천으로 떠난다.
많은 후쿠오카 온천 중 구로카와 온천을 선택한 건 비교적 단순했다.
'한국인이 적을 거 같아서!' 였는데 다행히 적중했다.
우리가 있던 약 하루동안 한국인을 5명 정도 밖에 만나지 못했고, 나머지는 다 일본인, 중국인 등이었고
일본인의 비율도 생각보다 높았다. 진짜로 일본인들이 놀러가는 온천마을인갑다.
일정도 원래는 구로카와 온천을 여행 4일차인 토요일에 예정했었는데 3일차 금요일로 바꿨었다.
그 이유는
1. 료칸 가격이 조금 더 싸서,
2. 평일이 사람이 조금 더 적을 것 같아서
였는데 2번도 적중하였고 사람이 적은 게 생각보다 아주 큰 장점이었다.
사람이 적으면 왜 좋냐면, 구로카와 온천에는 온천 패스를 1500엔에 파는데
이것으로 3군데 당일 온천을 할 수 있다.
패스에 붙은 스티커를 료칸에서 회수해가는 시스템인데, 마지막 스티커는 온천을 이용하거나, 몇몇 료칸에서 기념품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이 적은 게 당일 온천을 즐기지도 좋지 않겠는가.
우리가 간 금요일에는 사람이 아주 적었고, 우리가 토요일에 구마모토행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대규모 한국인 당일투어로
보이는 일행을 마주치기도 했다. 꼭 숙박을 안하더라도 당일치기로 즐길 수 있고 하니, 주말에는 더 많아지는 거 같다.
사실 하루에 당일온천 3군데를 가긴 쉽지 않다.
대개 료칸까지 잡고 올거니깐, 본인의 료칸까지 포함하면 4개가 된다.
그래서 우리도 원래는 패스로 3군데 다 즐겨보려했는데, 시간적 여유와 체력이 없어서
당일 온천 2군데를 즐기고, 마지막 스티커로는 결국 기념품으로 바꿨다.
20:30분(대부분 21:00에 마감한다.) 마지막 당일 온천을 포기하고 우리 료칸 옆의 아무 료칸(신메이칸)에 들어갔고
다행히 그 곳도 기념품으로 바꿔주는 곳이었다. (기념품은 각 료칸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있다.)
우리가 받은 거는 타올이었다.
타올에 구로카와의 특색이 많이 묻지는 않아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당일 온천을 하는 료칸에서는 타올을 제공하지 않기에, 타올은 필수다. (우리는 묵은 료칸에서 지급한 타올을 챙겼음)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정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텐진 버스터미널에서 미리 예약한 첫 차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12시가 살짝 넘었다.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안됐기에 우리가 예약한 료칸으로 가서 짐만 맡기고, 타올을 챙겨서 나왔다.
패스는 마을 중앙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나, 각 료칸에서도 구매가능하여 정보를 구하고자 인포메이션 센터로 갔다.
왜냐하면 어디가 좋은지도 안 알아보고 무턱대고 왔기 떄문이다.
인포메이션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일본인 할아버지가 어디 료칸 온천이 좋냐고 물어보는 걸 보고
'와 우리 정말 찐으로 제대로 왔구나.'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온천패스를 사면서 2개의 팜플렛을 얻었는데, 하나는 마을 지도와 료칸 리스트를 적어놓은 팜플렛.
하나는 금일 당일 온천 영업시간이었다.
우리도 직원에게 어디가 좋냐고, 추천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총 4군데를 추천해줬는데
23번 KOUNOYU - 약 1.7m 정도 되는 깊은 온천 풀이 있다.
22번 KUROKWASO - 실내 온천과 실외 온천 모두 있다.
18번 SHINMEIKAN - 동굴 온천이 있다. 근데 걸어서 30분이다.
4번 YAMAMIZUKI - 노천온천이 끝내준다.
였다.
우리는 먼저 멀고 빨리 문닫는 YAMAMIZUKI를 선택했다.
뚜벅 뚜벅 걷기 시작하는데, 가면서 풍경이 너무 좋았다.
약 30분 걸으니 나왔다.
안내를 받아 들어갔는데 노천탕 풍경이 진짜 말이 안나오게 끝내줬다.
노천탕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듣고 있으니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눈이 오는 풍경이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일행의 첨언도 있었다.
눈까지 쌓여 있었으면 감성 중독사 했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남이 있는 목욕탕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안되지만,
금요일 일찍 도착한 덕으로 조금 지나니 우리밖에 안 남았다. (원래도 2명인가 밖에 없었지만)
그래서 사진으로 한 컷 남길 수 있었다.
근데 물의 온도는 너무 뜨거웠다.
한국 목욕탕의 열탕 정도였는데 그래도 조금 있다보니 어떻게 적응이 되었다.
아, 참고로 남녀탕을 매일 바꾸는 거 같다. 그래서 날에 따라 다른 노천 온천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에겐 아직 N회의 온천이 남아있으니 적당히 하고 나왔다.
점심 먹기가 애매해서 마을에 있는 빵집을 들어가서 뭐가 유명하냐고 물어보니 슈크림 빵이 유명하단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꽤나 유명했던 모양이다.
나중에 가니깐 줄서서 사고 있더라.
나와서 다시 2번째 당일 온천을 나섰다.
두번째는 스탠딩 온천이 가능하다는 KOUNOYU로 정했다.
여기는 혼자 있는 시간이 없었어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일반 노천 온천이 있고, 좀 더 깊숙히 들어가면 깊이가 1.7m 정도되는 직사각형의 풀이 있었다.
해가 지는 무렵에 갔기에, 해 지는 하늘과 구름을 보며 온천을 즐겼다.
같이 간 나의 지인은 여기가 더 좋았다하더라!
여기서도 온천을 즐기고, 가이세키 시간이 다가와서 다시 나와서 우리 료칸으로 돌아갔다.
가이세키 먹고 마지막 한군데를 가려했지만 체력 및 술김 이슈로 포기하고 앞서 말한대로
옆 료칸에 가서 기념품을 받고, 우리 료칸의 온천을 즐겼다.
이렇게 잊지 못할 구로카와의 밤은 깊어갔다.
다음 편에서는 우리가 묵은 료칸 유모토소우(旅館湯本荘)에 대해서 글을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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